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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네 기둥(四柱) 여덟 글자(八字) 속에 담긴 지도를 찾아보세요.

드라마 사주

동백꽃 필 무렵 – 사주팔자를 넘어서는 법

2020.01.06


 

지난해 주옥 같은 대사, 배우들의 명품 연기,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연말 시상식을 휩쓸며 정상의 인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수상을 한 배우들과 TV를 시청하는 이들이 같은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지난 가을의 감동을 다시 떠올리는 순간이었다.


<사진 출처: 공효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ovvxhyo/ >


배우 공효진씨가 분한 주인공 동백이는 흔히 말하는 기구한 팔자의 소유자이다.


우리는 살다가 무언가 일이 풀리지 않고 어려움을 겪을 때 흔히 팔자를 탓하게 된다. 드라마 속 동백이도 꼬여버린 자신의 팔자를 한탄스러워하고, 주위 사람들도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팔자가 기구한 탓이라 말한다.


팔자八字란 말 그대로 여덟글자라는 의미로, 사주팔자四柱八字(네 기둥 여덟글자)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사람의 생년, 생월, 생일, 생시가 각각의 기둥이 되고 이 기둥 하나마다 천간과 지지, 두 글자씩 배정이 되어 총 여덟글자의 조합이 만들어지니, 그것이 곧 그 사람의 사주팔자四柱八字가 되는 것이다.

 

사람에게 주어진 팔자는 바꿀 수 없으니 자기 팔자대로 사는 것이라고들 이야기하는데 이런 말은 맞는 말일까?

주어진 여덟글자는 태어나는 순간 결정되니 바꿀 수 없는 것이 맞다. 그런데 팔자대로 산다는 말은 자칫 주어진 여덟글자처럼 삶의 양상 또한 정해져 바꿀 수 없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다.


사람마다 주어진 팔자는 하늘이 부여한 명(天命)으로 그 사람의 결을 나타내는 것이다.

운명運命이라는 말은 이러한 하늘의 명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자신의 결을 잘 파악해 그에 맞는 방식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지 숙명처럼 어떤 정해진 삶이 있어서 그 틀을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 아니다.


하늘이 부여한 명을 잘 운용한다는 것은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 임하는 행위이며 이는 곧 자신의 팔자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사주팔자를 넘어서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드라마 속 주인공 동백이의 이야기 속에서 힌트를 얻어 볼 수 있다.

 

동백이의 삶은 기구한 팔자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만큼 험했다.


“내 인생 뭐가 이래요. 학교 때는 반에 고아도 나 하나, 커서는 동네에 미혼모도 나 하나, 48만원 때문에 아들래미 철 들게 하는 것도 나 하나.

나도 좀 쨍하게 살고 싶은데.

아유 참… 세상이 나한테 왜 이렇게 야박해, 나만 자꾸 망신을 줘.”


축복받고 즐거워야 할 생일이 고아원에 버려진 날이라니, 남들은 다 기뻐하는 생일마다 엄마에게 버려진 순간의 아픈 기억을 떠올려야 했다.

고아로서 겪은 성장기의 외로움과 차별, 연인의 어머니로부터 당한 모욕, 미혼모에 대한 세상의 따가운 눈초리 등 그녀가 지나온 세월은 웃는 날보다 눈물 흘린 날이 더 많았다.


극 중 초반 어리숙하고 착한 모습으로 등장해 이웃 상인에게 번번이 바가지를 쓰고도 제대로 따지지도 못하던 소심한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꼬인 팔자를 넘어선 끝에 마침내 행복을 쟁취할 수 있었을까?


 

필구 엄마 동백이


<사진 출처: 공효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ovvxhyo/ >


“남편은 없는데 아들은 있어요. 그럴 수 있는 거잖아요.”


하늘하늘 코스모스 같은 모습으로 텃세 작렬한 옹산에 홀연히 나타나 홀로 아이를 키우며 6년을 버틴 저력은 어린 아들 필구가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나뿐인 아들만큼은 자기처럼 눈치 보지 않고 그늘이 없이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동백이의 가장 큰 소원이었다. 소중한 아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 맞서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명리학적인 관점에서도 동백이에게 필구는 그녀를 호시탐탐 노리는 사나운 칠살을 제어해주는 식상의 존재에 해당한다.


 

선善을 쌓는 일 (적선)


<사진 출처: 공효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ovvxhyo/ >


동백이는 제 코가 석자인 상황에도 아픔이 느껴지는 상대를 보면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보듬고 품으려 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같은 위태로운 존재인 향미를 받아들이며 아무런 조건 없이 편의를 봐주고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준다.

어딘지 유약해 보이는 흥식이를 마주할 때도 늘 호의를 베풀고자 한다.


이처럼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지 않았던 독살맞은 세상에게 원한이나 악감정을 쌓지 않고 오히려 선행으로 관계망을 형성해가는 모습이 바로 두 번째 사주팔자를 넘어서는 비결이 된다.


눈 앞의 작은 이익에 연연하거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진실된 마음으로 선을 쌓아갈 때 자연스럽게 관계망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한 투자는 훗날 주인공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빛을 발하게 되는 법이다.


 

공동체에 속하기


<사진 출처: 공효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ovvxhyo/ >


촌스럽지만 결코 만만치 않는 인물들이 장악하고 있는 옹산이라는 공동체에 과감히 뛰어든 것이 또다른 비결이다.


물론 동백이는 낯선 고장에서 다양한 유형의 인물들과 교류하며 녹록치 않은 길을 걷는다. 하지만 그 속에서 조금씩 단련되고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는데 이것을 명리학적 관점에서는 대화작용을 받아 부족함을 채워가는 성장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사람들과 섞여 미운 정 고운 정을 쌓아간 세월을 보낸 덕분에 옹벤저스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얻게 된다.


“나는 모래밭 위 사과나무 같았다. 파도는 쉬지 않고 달려드는데 발 밑에 움켜쥘 흙과 팔을 뻗어 기댈 나무 한 그루가 없었다.

이제 내 옆에 사람들이 돋아나고 그들과 뿌리를 섞었을 뿐인데 이토록 발밑이 단단해지다니… 이제야 곁에서 항상 꿈틀댔을 바닷바람, 모래알, 그리고 눈물 나게 예쁜 하늘이 보였다.”


옹산의 텃세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버텨낸 덕분에 이웃들의 도움으로 까불이의 살해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게 되고 엄마의 목숨도 지킬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공동체 안에서 용식이라는 귀인을 만날 수 있었다.

 


귀인을 만나는 것


<사진 출처: 공효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ovvxhyo/ >


“동백씨, 약한 척 하지 말아요.

고아에 미혼모인 동백씨 모르는 놈들이 보면 동백씨 박복하다고 쉽게 떠들고 다닐지 몰라도요.

까놓고 얘기해서, 동백씨 억세게 운좋은 거 아니여요?

고아에 미혼모가 필구를 혼자서 저~렇게 잘 키우고 자영업 사장님까지 됐어요.

남탓 안하고요. 치사하게 안 살고, 그 와중에 남보다도 더~ 착하고 더~ 착실하게. 그렇게 살아내는 거. 고거 다들 우러러 보고 박수쳐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고단한 삶에 지친 동백이에게 난생 처음 칭찬을 보내고 힘이 되어준 용식이는 명리학에서 말하는 비견과 같은 존재가 아닌가 한다. 비견은 일간인 나의 편, 오른팔이 되어 관官의 위협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우군이다.


그녀가 어두운 시장 골목에 웅크리고 있는 취객이 두려워 걸음을 멈추고 머뭇거릴 때 ‘동백씨~’ 하는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나타난 용식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동백이가 지치고 흔들릴 때마다 ‘예쁘다’, ‘대단하다’, ‘멋지다’ 라며 응원해 주는 용식이가 있었기에 그녀는 자신 안에 내재된 힘을 발견하게 되었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의 팔자를 넘어서는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주명리학에서도 귀인을 만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즉, 좋은 인연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서는 안되며, 쓸데없는 인연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사진 출처: 공효진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ovvxhyo/


결국 공동체에 속하여 관계망을 형성하고, 그 속에서 적선을 행하며 좋은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이 사주팔자를 넘어섬에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하겠다.


​팔자 기구한 다 큰 어른, 동백이의 성장스토리와 함께 울고 웃던 많은 이들도 새해에는 저마다의 팔자를 넘어서는 기적을 이루어 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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